바닷물은 컵에 담으면 거의 투명하고 수영장에서는 뚜렷이 푸른데, 물이 빛을 천천히, 그리고 고르지 않게 흡수하기 때문이다. 빨강이 먼저 사라져 오 미터쯤이면 거의 남지 않고, 주황과 노랑이 십오 미터 안에 뒤따르며, 초록은 좀 더 버티고, 마지막까지 남는 파랑만이 삼십 미터 아래 산호초에 닿았다가 다시 수면으로 올라온다. 그곳에서 다이버의 상처는 초록으로 보이고 붉은 물고기는 검게 보인다. 손전등이 빠진 색을 되돌려 줄 때까지는.
그래서 수중 사진은 두 종류로 나뉜다. 자연광만으로 찍은 사진은 파랑의 습작이어서 팔 길이 너머는 모두 같은 부드러운 어스름으로 가라앉고 머리 위 수면은 밝고 구겨진 천장이 된다. 렌즈 바로 옆 스트로보로 비춘 사진은 갑자기 소란스러워져 산호는 주황, 해면은 진홍, 산호초가 자란 이래 그 자리에서 아무도 본 적 없는 색들이 늘어선다. 둘 다 사실이고, 다른 것은 빛이 피사체를 만나기 전과 후에 얼마나 많은 물을 지나왔는가뿐이다.
화면에는 자연광 쪽이 더 편한 동행이다. 색의 폭이 남색에서 옅은 청록까지여서 흰 글씨나 주황색 폴더와 다툴 따뜻한 색이 거의 없고, 위에서 내려오는 수면의 빛이 이미지에 자연스러운 윗변을 만들어 메뉴 막대가 놓일 자리가 된다. 눈은 깊은 그늘에 들어서듯 그 안에 자리를 잡는다. 그 위에 무엇을 올리든, 그것이 화면에서 가장 붉은 것이 된다. 그것도 큰 차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