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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관기피: 이웃 사이에 남겨 둔 틈

어떤 숲에서 고개를 들면 나무마다 손바닥 너비의 하늘이 그려져 있다.

어떤 임분에서는 잎이 서로 닿기 직전에 멈춘다. 녹나무 조림지에서, 유칼립투스에서, 로지폴소나무 숲에서 위를 보면 이웃한 수관이 십 센티에서 오십 센티쯤 떨어진 채로 버티고, 하늘은 나무마다의 윤곽을 따라 가느다란 물길의 그물이 되어 내려온다. 임업에서는 이를 수관기피라 부르는데, 이름이 설명보다 오래됐다. 틈은 제법 일정해서, 어느 줄기에 속하는지 모르는 채로도 머리 위에서 나무 한 그루의 경계선을 한 바퀴 따라갈 수 있다.

보통 두 가지 기제가 제시되고, 아마 둘 다 작동한다. 바람을 받는 임분에서는 바깥쪽 잔가지가 서로 쓸리고, 가지를 늘렸을 눈이 벌어지기 전에 떨어져 나간다. 큰바람이 지나간 뒤 바닥에서 닳은 가지 끝을 주울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광학적이다. 잎은 이웃의 잎이 되돌려 보낸 원적색광을 저쪽은 이미 차 있다는 신호로 읽고, 생장은 방향을 바꾼다. 하나는 기계적 손상이고, 다른 하나는 빛의 색을 읽고 물러서는 식물이다.

아래에서 찍으면 숲의 피사체 중 드물게 진짜로 평평하다. 모든 것이 렌즈에서 거의 같은 거리에 있어 화면 전체가 또렷하고, 사진은 스스로 두 가지 톤으로 정리된다. 밀려드는 초록과, 끝내 아물지 않는 옅은 이음매. 화면에서는 그 이음매가 일한다. 무엇을 들여다보라고 요구하지 않으면서 눈에게 따라갈 길을 내주기 때문이다.

대나무숲 4K 배경화면 · 자연 · 3840×2560
01대나무숲 4K 배경화면4K
대나무숲 4K 배경화면 · 자연 · 3840×2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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