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lPaper
한국어
abstract

보라, 두 끝 사이에 있는 색

보라에 해당하는 파장은 하나도 없다. 눈이 스펙트럼의 양 끝을 동시에 받아 지어낸 색이다.

무지개의 모든 색조에는 파장이라는 이름이 붙지만 이 색만은 그렇지 않다. 빨강은 700나노미터 근처, 제비꽃빛은 400 근처에 있고, 보라는 양 끝에 맞춰진 원뿔세포가 동시에 반응하는데 그 사이에는 이를 설명할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생긴다. 뇌는 스펙트럼을 둥글게 구부려 그 틈을 메운다. 색상환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보라의 선이 측정된 것이 아니라 그려진 것인 이유다.

해질녘이 어김없이 보라로 기우는 것도 같은 구조다. 해가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면 짧은 파장의 파랑이 머리 위에서 산란하고, 긴 파장의 빨강은 낮은 경로를 따라 옆에서 비껴 들어온다. 이십 분에서 삼십 분 남짓, 둘이 같은 하늘에 함께 닿는다. 그 시간대를 노리는 사람이 쫓는 것은 안료가 아니라 겹침이고, 한쪽이 먼저 바닥나는 순간 닫힌다.

사진 속에서 보라는 끝내 결정하지 못한 색처럼 군다. 그늘에 들어가면 파랑 쪽으로, 빛이 스친 자리에서는 분홍 쪽으로 기운다. 화면에 걸어두어도 그 망설임은 그대로여서, 아이콘 뒤에 조용히 앉은 채 자기가 무엇인지 끝까지 말하지 않는다.

핑크빛 노을 4K 배경화면 · 일몰 · 3840×2664
01핑크빛 노을 4K 배경화면4K
핑크빛 노을 4K 배경화면 · 일몰 · 3840×2560
02핑크빛 노을 4K 배경화면4K

이 모음의 배경화면

모든 배경화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