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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결: 원으로 적힌 해들

나이테 하나는 여름 하나와 겨울 하나다. 그것을 원으로 볼지 줄무늬로 볼지는 톱이 정한다.

나무는 봄에 빛깔이 옅고 빨리 자란 목재를 만들고, 철이 저물 무렵에는 더 어둡고 촘촘한 목재를 만든다. 그 둘의 경계가 우리가 세는 선이다. 넓은 테는 물과 온기를 뜻하고, 좁은 테는 가뭄이나 바싹 다가선 이웃 나무, 또는 아무도 적어 두지 않은 추운 해를 뜻한다. 잘린 그루터기는 기록할 뜻이 전혀 없던 존재가 남긴 기상 기록이다.

어떤 무늬를 보게 되는지는 나무가 아니라 톱질의 각도에 달렸다. 가로로 자르면 해들이 원으로 나오고, 줄기를 따라 켜면 같은 나이테가 풀려서 상판 위의 긴 줄무늬가 된다. 가지가 있던 자리에서는 그 무늬가 불꽃처럼 보인다. 옹이는 단면에 붙잡힌 가지일 뿐이고, 지금도 주변의 무엇과도 줄을 맞추기를 거부한다.

찍을 때는 비스듬히 스치는 빛이 좋다. 결은 색의 무늬라기보다 높낮이의 지도여서, 정면의 평평한 빛은 눌러 버리고 옆에서 오는 빛은 들어 올린다. 화면에서는 주의를 다투지 않는 조용한 질감으로 읽히고, 재미있는 부분이 한가운데 있지 않은 몇 안 되는 배경이라는 이점도 있다.

꽃 매크로 4K 배경화면 · 꽃 · 3840×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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