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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편집을 거친 자연

어떤 식물을 남길지 누군가 정하는 순간 자연은 정원이 된다.

들판은 우연히 자라지만 정원은 덜어내면서 자란다. 누군가 무릎을 꿇고 이 싹은 남기고 저 싹은 뽑는다고 정했고, 그 판단을 몇 해에 걸쳐 되풀이했다. 사진에서 힘을 뺀 것처럼 보이는 부분은 사람과 흙이 오래 다툰 끝에 남은 잔여물이다.

가장자리부터 보는 편이 낫다. 산울타리의 선, 자갈길, 화단이 방향을 트는 곡선 — 그것이 정원의 문장이고 초록은 그 안을 채우는 내용일 뿐이다. 정원은 대개 조리개를 활짝 열어 꽃 한 송이를 무리에서 떼어내며 찍지만, f/8로 읽어 피사계 심도를 정직하게 남겨 두면 그 꽃들을 가능하게 한 뼈대가 비로소 드러난다.

여기의 질서는 직선을 오래 끌고 가지 않는다. 길이 휘는 것은 누군가 당신이 천천히 걷기를 바랐기 때문이고, 담이 반쯤 덩굴에 맡겨진 것은 맨돌이 무뚝뚝해 보였기 때문이다. 화면에 올려두면 이런 성격은 꽤 드물다. 설계가 분명히 들어 있는데도 알아보지 못한 쪽을 탓하지 않는다.

아이리스 4K 배경화면 · flowers · 3840×2560
01아이리스 4K 배경화면4K
수국 4K 배경화면 · flowers · 3840×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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