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숲은 주장이 줄어든 숲이다. 거리감이 먼저 사라지고, 색이 그다음, 그리고 눈앞의 나무 세 그루를 제외한 모든 것이 사라진다 — 그런데 다른 모든 게 사라지고 나면, 그 세 그루로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된다.
사진가들은 남들이 노을을 쫓듯 안개를 쫓는다. 안개는 전문가급 작업을 공짜로 해주기 때문이다. 층을 나누고, 빛을 부드럽게 하고, 맑은 날엔 밋밋하게 찍히던 숲에 깊이를 더해준다.
이런 사진은 참을성 있는 배경화면이 된다. 아무것도 시선을 요구하지 않는다. 창밖의 빗소리처럼 아이콘들 뒤에 머문다 — 존재하되 차분하며, 당신이 하루 종일 무얼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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