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색을 흡수하듯 소리도 흡수한다 — 철저하게, 그것도 하룻밤 사이에. 눈에 파묻힌 풍경은 마치 알림이 모두 꺼진 세상처럼 찍힌다. 같은 거리, 같은 숲인데 음량만 사라진 것이다.
여기 사진들은 흰색 위의 흰색을 다룬 연구다 — 모자를 쓴 울타리 기둥들, 두 팔 가득 눈을 안은 침엽수들, 그 하얀 여백을 망치면서 동시에 완성하는 발자국 한 줄.
이런 눈 풍경은 겨울 화면을 삭막함이 아니라 의도된 선택처럼 느끼게 해준다는 점을 말해둘 만하다. 어차피 12월은 온다. 기왕이면 스스로 고른 것처럼 보이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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