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의류는 십 년에 손톱 부스러기 하나쯤의 속도로 자라고, 껍질 모양인 것들은 한 해에 일 밀리미터 남짓 자란다. 바위에서 발견한 그 둥근 자국은 당신이 걸어온 길보다 나이가 많다. 이끼는 조금 빠르지만 큰 차이는 없고, 둘 다 나머지 땅이 다 마른 뒤에도 물을 붙들고 있다. 이 바위 위에서 제 날씨를 따로 지니는 것은 그들뿐이다.
가까이 가면 척도가 쓸모 있게 무너진다. 접사 렌즈는 돌 표면을 숲의 지붕으로 바꾸어 빈터와 그늘, 덤불 비슷한 것까지 만들어 내고, 눈은 그것을 낮게 나는 비행기에서 본 숲으로 읽는다. 한 걸음 물러서면 다시 얼룩이다. 요령은 전부 여기에 있다. 대상은 그대로이고, 바뀌는 것은 당신이 받아들이기로 한 거리뿐이다.
찍을 때는 부드러운 빛이 필요하다. 햇빛은 창백한 끝을 태워 날리고 움푹한 곳을 검게 눌러 버린다. 여기서 흐린 하늘은 타협이 아니라 옳은 날씨다. 화면에 올려 두면 이런 사진은 단번에 보는 눈길보다 오래 머무는 눈길을 원한다. 그리고 일주일 뒤 다시 한 번 볼 때, 놓쳤던 작고 붉은 잔들을 보여 주며 값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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